“식후 3분? 굳이 기다리지 말고 즉시 양치질하세요”
“식후 3분? 굳이 기다리지 말고 즉시 양치질하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1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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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
박용덕 회장은 “양치질은 구강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방법”이라며 “특히 잇몸병과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잇몸을 자극하지 않는 양치법과 식후 즉시 이를 닦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용덕 회장은 “양치질은 구강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방법”이라며 “특히 잇몸병과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잇몸을 자극하지 않는 양치법과 식후 즉시 이를 닦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그 방법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양치질이 바로 그렇다. 하지만 잘못된 양치습관은 잇몸 손상은 물론 기존 구강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특히 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은 국내 다빈도질병 1위인 잇몸병 예방을 위해 ‘0-1-2-3 양치습관’과 ‘표준잇몸양치법’을 강조한다. 잇몸을 자극하지 말고, 식후 1분 이내, 2분 이상, 하루 3번 양치질하라는 것. 세계 구강보건의 날(3월 20일)을 앞두고 박용덕 회장을 만났다.  

- 잇몸병이 정말 양치습관과 연관이 있나.

양치습관은 양치 동작부터 시간, 사용하는 칫솔까지 매우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다. 특히 개인의 치아상태에 따라 적합한 칫솔이 다른데 현재 잇몸에 문제가 없어도 너무 딱딱하고 빳빳한 칫솔을 쓰면 잇몸이 점차 손상된다. 기존에 잇몸병이 있었다면 당연히 증상이 악화된다. 

이러한 점에서 전동칫솔이 도움 될 수 있다. 특히 음파식 전동칫솔은 잇몸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도 칫솔이 닿지 않는 곳까지 파동을 전달해 치태 제거에 효과적이다. 즉 음파 진동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공기방울로 칫솔모가 닿지 않는 치아 사이사이, 잇몸 구석구석까지 부드럽게 세정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전동칫솔을 써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양치습관이며 일반칫솔을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사회적 통념은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닦는 3-3-3법칙이다.

치의학 교과서에서는 양치습관이 중요한 이유를 스테판 곡선으로 설명한다. 스테판 곡선은 당을 포함한 음식을 섭취할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강 내 산도(PH)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치태에 존재하는 세균들은 당을 분해해 산성물질을 생산하면서 구강 내 산도를 떨어뜨리고 결국 치아를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한다. 스테판 곡선에 따르면 음식 섭취 후 첫 5분간은 산도가 급격히 떨어져 PH 5.0~5.5 부근에서 충치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미 우리가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충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는 식후 시간을 지체할수록 충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3분까지 기다리기보다 식후 즉시 이를 닦는 것이 좋다는 의미에서 1분 이내를 강조한 것이다. 3-3-3법칙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잇몸을 자극하지 말고 식후 즉시 이를 닦자는 것이 핵심이다.   

- 0-1-2-3 양치습관과 더불어 권장한 표준잇몸양치법은 무엇인가.  

표준잇몸양치법은 기존에 알려진 회전법과 바스법에 더해 잇몸까지 관리하는 양치법이다. 칫솔모를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위치시키고 제자리에서 5~10회 미세한 진동을 준 뒤 손목을 사용, 잇몸에서 치아방향으로 회전시켜 쓸어내듯이 양치하는 방법이다. 

잇몸 자극이 덜한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칫솔로 어깨와 손을 움직이면서 닦는 동작을 하지 않으면 근골격계 등 오히려 다른 곳이 나빠질 수 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전동칫솔 사용이 습관화되면 아예 양치질법을 모르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양치질하는 동작을 보여주고 아이가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 좋다. 전동칫솔과 일반칫솔을 같이 사용하라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 새로운 주장에 대한 학계의 반응은 어떠한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은 없었다. 3-3-3법칙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방법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학계의 다른 전문가들도 0-1-2-3 양치습관과 표준잇몸양치법이 국민에게 생소할 뿐이지 건강을 해치는 나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0-1-2-3 양치습관을 알리는 양치혁신 캠페인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성과는.

매년 협회에서는 ‘전신건강과 구강건강관리’를 주제로 작품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캠페인 시작 후 진행한 공모전에서 0-1-2-3 양치습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3-3-3법칙에만 익숙했던 국민에게 새로운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캠페인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국민의 인식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 올바른 양치법도 결국 부모의 교육이 중요하다. 몇 살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하나.

이가 나오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쯤부터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이 발견된다. 따라서 이가 나오기 시작하면 가제 손수건을 이용해서라도 잇몸과 입천장, 혀를 닦아주는 것이 좋다. 성장기에는 부모가 양치질하는 동작을 계속 보여주고 나중에는 이 동작을 아이 스스로 익숙해지게 해야 한다. 올바른 양치법도 중요하지만 직접 실천해 자기 습관으로 만들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양치혁신 캠페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절반이 0-1-2-3 양치습관을 이해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계속 강조했지만 3-3-3법칙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3분까지 굳이 여유를 두지 말고 식후에는 빨리 이를 닦자는 것이다. 

- 올바른 양치질 외에 구강건강을 위해 권장하는 생활습관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물은 침과 함께 구강환경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이 많이 나올 수 있게 혀를 좌우 또는 위아래로 움직이는 운동도 틈틈이 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 잇몸을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된다. 한번 시작해 습관으로 만들면 평생 구강건강을 지키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 올해 협회의 행보가 궁금하다.

대한구강보건협회는 국민의 권익을 위한 단체이다. 특히 미래의 자산은 어린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이 건강해야 대한민국 미래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구강관리습관을 잡아줄 수 있는 캠페인을 많이 열 생각이다. 

당장 계획된 행사는 4월 28일 열리는 ‘튼튼이 마라톤대회’이다.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제도가 입법화되면서 영구치아 배열이 완성되는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 아동이 지정치과에서 구강검진부터 구강보건교육, 예방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제도의 취지를 알리고 적극 천을 당부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국민 모두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실천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 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은?

국민을 위한 권익단체로서 1968년 설립된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순회 구강보건 교육, 구강보건 작품 공모전, 교육매체 개발사업 등을 통해 국민 구강건강증진에 힘쓰고 있다. 치과의사인 박용덕 회장은 경희대에서 ‘예방 사회치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경희대 치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신한대학교 연구부총장직을 맡고 있다. 

※ 양치혁신 캠페인이란?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지난해부터 필립스의 구강 헬스케어 브랜드 소닉케어와 함께 ‘대한민국 양치혁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구강건강 및 양치습관의 현 실태를 확인하고 어린이 양치교실, 구강보건 작품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치아뿐 아니라 잇몸까지 함께 관리하는 올바른 양치습관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도 공동 캠페인을 통해 대국민 구강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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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2024-03-18 21:54:19
듣고보니 공감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