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따끔따끔 ‘구순포진’ 효과적으로 잡는 법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따끔따끔 ‘구순포진’ 효과적으로 잡는 법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8.01.12 19: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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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따끔거리며 간지럽기 시작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항상 반복되는 증상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그래도 한동안 보기 싫은 입술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쌓인다. 차라리 입술이면 좀 나은데 코 밑에 생기면 정말 최악이다.

어쨌든 며칠 고생할 생각을 하니 짜증부터 올라온다. 전에 사 놓았던 ‘아시클로버 크림’을 찾아 서랍을 뒤적거려본다. 구석에 있는 오래된 크림을 찾아 꺼내 들었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 ‘포진이 나타났던 게 언제 였지?’ 3개월은 족히 넘은 듯하다. 그녀는 바이러스 크림을 새로 구입하기 위해 약국으로 향했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많은 사람이 입술 주위의 포진성질환(구순포진, 단순헤르페스감염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단순 헤르페스감염증에 관한 통계결과(국가포털통계, KOSIS)를 살펴보면 2010년보다 2015년 환자가 25% 늘었다. KOSIS 통계는 병원 방문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약국을 방문한 환자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순포진은 한마디로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대다수가 단순포진과 대상포진을 헷갈려한다. 단순포진은 헤르페스심플렉스바이러스(HSV)가 주 감염원이다. 입술, 코, 구강점막 등에 증상을 유발하는 타입1(HSV-1)과 성기에 증상을 유발하는 타입2(HSV-2)로 나뉜다.

대상포진은 바리셀라조에스터바이러스(VZV)가 주 감염원으로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고 몸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을 타고 나타나 몸에 다양한 이상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구순포진은 놀랍게도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거나 심지어 타인을 감염시키기도 한다. 어른이 아이에게 뽀뽀하거나 컵이나 수건 등을 같이 사용하면 전염될 수 있다. 이렇게 감염된 헤르페스심플렉스바이러스는 체내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병을 일으킨다. 입, 입술, 입술 주위, 구강 내 점막, 코 밑 등에 물집을 만들고 염증을 유발한다.

입과 입술 주위, 코 밑 등에 발생하는 단순포진은 일반 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구내염과 성기까지 증상을 일으키는 제2형 단순포진은 신속하게 병원 진료를 받아야한다.

■아시클로버 크림: 구순포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용제

아시클로버크림은 구순포진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외용제다. 아시클로버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로 신속하게 이동해 직접 작용,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차단한다. 다량으로 증식하기 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물집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더라도 초기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

1일 5회 4시간 간격으로 바르고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지 않으면 5일간 더 사용할 수 있다. 도포 후 화끈거리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부에 바를 때는 다른 부위 감염과 전염예방을 위해 되도록이면 비닐장갑 등을 착용한다. 부득이하게 손으로 바를 때는 깨끗하게 손을 씻은 후 발라야하며 도포 후에도 감염우려가 있어 깨끗하게 손을 씻는다. 소아에게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아나 수유부는 사용하지 않는다.

■티로트리신 겔: 물집이 터져서 진물 날 때 사용하는 외용제

티로트리신 겔은 상처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외용제지만 바이러스에도 작용해 구순포진에 사용할 수 있다.

티로트리신은 헤르페스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해 증식을 억제할 뿐 아니라 항균작용까지 있어 물집이 터져 손상된 세포에 세균이 감염되는 것을 막는다. 다른 부위로 바이러스가 번식되거나 세균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1일 2~3회 사용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사용을 중단한다. 임부나 수유부는 사용하지 않으며 발랐을 때 과민반응(가려움, 발적 등)이 나타나면 사용을 중단한다.

■소염해열진통제(NSAIDs)·항히스타민제: 일단 불편한 증상은 약을 먹고 완화하자

만일 구순포진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했다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물론 소염진통제로 구순포진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통증으로 인한 불쾌감은 줄여줄 수 있다. 가려움이나 따끔거림 등의 증상이 심하다면 지르텍이나 클라리틴 같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순포진에 도움 되는 한약제제

구순포진을 빨리 완화하고 싶다면 증상에 맞춰 한약제제를 병용하는 것도 좋다.

수포성 증상이 있는 경우 소청룡탕이나 오령산을 사용할 수 있다. 환부가 붉게 충혈되고 따끔거리는 자극감이 심하다면 황련해독탕을, 염증과 누런 분비물이 같이 수반된다면 배농산급탕을 병용할 수 있다. 증상에 맞춰 전문가 의견에 따라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구순포진은 한 번 감염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건강관리에 신경써야한다. 구순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햇볕과 바람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자외선차단제를 바른다.

2. 감기 등 감염증에 걸리지 않게 조심한다.

3. 과음과 흡연을 피한다.

4. 스트레스를 피한다.

5.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분을 고루 섭취한다.

한편 구순포진증상이 나타났을 때 아연50mg, 비타민씨 1000mg를 섭취하면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아르기닌 함량이 높은 초콜릿이나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 섭취는 줄이고 라이신 함량이 높은 채소, 콩류, 생선류를 섭취하면 증상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구순포진에 자주 시달린다면 참고해도 좋겠다. 정리 장인선 기자

※참고자료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질환별 환자교육자료집(대한의학서적, 2006)

백과사전 자연의학(전나무 숲, 2009)

간추린 병리학(정문각, 2008)

Medical Pharmacology at a Glance 6th

Tyrothricin – An underrated agent for the treatment of bacterial skin infections and superficial wounds? C. LANG , C. STAIGER

https://kosis.kr 통계청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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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2018-04-10 11:03:03
좋은기사감사합니다. 앞부분 예시 제 얘기인줄알았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