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암 세포검사와 조직검사의 차이점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암 세포검사와 조직검사의 차이점
  •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10.19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의학용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있다. 대체로 정확한 용어보다는 쉬운 용어를 쓰는 경향이 있다. 간혹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면 정확한 용어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중 하나가 세포검사인데 의미가 조금 다른 조직검사라는 용어로 뭉뚱그려 쓰인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40대 남성환자가 갑상선 초음파검사와 세포검사로 갑상선암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왔다. 환자에게 수술 후 조직검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했던 검사로는 갑상선암이 확진된 것이 아니라고 알려줬다. 환자는 ‘조직검사를 했는데 왜 확진이 아닌가? 그럼 수술 후 또 조직검사를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조직검사는 조직덩어리를 검사하는 것이라서 대개 수술 후에 이뤄진다. 조직을 얇게 썰고 염색해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조직에서는 세포뿐 아니라 세포가 배열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암세포가 주변의 정상조직을 침범하고 있는지도 관찰할 수 있다.

갑상선유두암은 볼록볼록하게 암세포가 배열된 모습이 마치 젖꼭지 같은 모양이라서 유두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형적인 유두암은 세포모양이 특이하게 생겼다. 쉽게 말해 커피콩처럼 보인다.

문제는 갑상선에 결절(혹)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조직검사를 위해 먼저 수술부터 진행한 다음 암인지 아닌지를 확진한다면 불필요한 수술을 양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갑상선결절 중 갑상선암은 약 5% 정도다.

세포검사는 불필요한 수술을 피하기 위해, 또는 수술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기 위해 수술 전에 시행하는 검사다. 가는 바늘을 이용해 갑상선결절에서 세포를 빼내 검사하기 때문에 세침흡인세포검사라고 부른다. 세포검사는 조직검사와 달리 세포의 배열상태를 볼 수 없다. 즉 유두암의 특징인 유두모양의 배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세포검사는 유두암을 확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세포검사는 세포의 모양으로 갑상선암확률을 예측하는 검사라고 할 수 있다. 커피콩처럼 보이는 전형적인 유두암세포가 많이 보이면 그만큼 수술 후 조직검사로 갑상선암으로 확진될 확률이 높다.

세포검사 결과는 2009년부터 ‘베데스타시스템’이라는 형식으로 보고된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모양의 유두암세포가 많이 관찰돼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갑상선암으로 확진될 확률이 99%라고 하면 ‘카테고리 6’이라고 보고한다.

위 사례의 환자는 세포검사 결과 ‘카테고리 5’로 나왔다. 약 70%의 확률로 갑상선암이 확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표현이다. 카테고리 5와 6은 갑상선암에 준해 치료해야하고 치료의 시작은 갑상선 절제수술이다. 이 수술은 정확한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와 암 치료라는 2가지 목적을 가진다고 하겠다. 정리 유대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