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몸짓언어 이해하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몸짓언어 이해하기
  •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 승인 2017.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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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 인해 반려동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물론 목욕이나 배변치우기 등 여러 가지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이 깊은 고민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웃과 싸우게 되고 가족과도 불화가 생기는 등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으로 인해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반려견과의 의사소통, 즉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한결 소통이 원활해지고 반려동물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면서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최근 개장한 반려견 놀이터에서 예절에 대해 상담과 교육을 진행할 기회가 있어 보호자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우리는 반려견의 언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우리는 반려견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그동안 동물이 우리의 말과 행동을 이해해주기만 바라고 끊임없이 우리의 말만 들으라고 강요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고 이들의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반려견교육의 첫걸음이며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바탕이다. 동물은 사람처럼 언어나 소통체계가 발달해 있지 않아 사람의 의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발달한 의사소통수단을 가진 사람이 다가가는 것이 쉬운 길이다. 또 반려견의 문제행동은 그들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로 인식해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개들은 어떻게 소통할까? 일단 사람처럼 소리로 소통한다. 짖기부터 낑낑거리는 소리까지 다양한 소리를 통해 의사를 소통한다. 하지만 야생에서의 본능은 소리를 내는 것이 사냥을 어렵게 하고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개는 소리에 의한 의사소통보다는 몸짓언어가 더 발달했다.

이때 몸짓언어에서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데 두려움, 자신감, 친근함을 모두 자세를 통해 표현한다. 여기에 귀 모양과 털의 상태, 시선, 입술모양까지 종합해 자신의 기분을 나타내는 것이다.

개는 정지상태보다 움직이는 것을 2배 이상 잘 본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시각적 신호를 주고받을 때 움직임을 잘 보일 수 있는 꼬리나 자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개는 가장 뛰어난 후각을 가진 동물 중 하나로 후각적 신호도 중요한 소통수단으로 활용한다.

개들이 처음 만날 때 서로 냄새를 확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촉각도 소통수단이다. 사람이 쓰다듬고 만지는 것도 개에게는 하나의 신호로 느껴질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복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들의 시선에서 낯선 사람은 덩치 크고 위협적인 몸짓을 보내는 동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흔하지만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반려견의 바디랭귀지를 예로 들면 '우리 개는 잘못하면 내 눈치를 보며 피한다'고 보호자들이 얘기하는 것이다. 많은 보호자가 자신의 반려견이 거실에 대소변을 보거나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든 날은 스스로 잘못한 걸 알고 자기를 보면 꼬리와 귀를 몸통에 바짝 붙이고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해피는 잘못한 줄은 알아서 그런 날이면 내 눈치를 보지만 나한테 불만이 있는지 매번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호자의 눈치를 보는 듯한 그 바디랭귀지는 “엄마, 미안해요. 잘못했어요”라는 뜻이 아니라 엄마, 무서워요. 그런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지 마세요라는 뜻에 가깝다.

이처럼 우리는 사람의 시선으로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커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반려견이 사람의 몸짓언어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반려견이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신호를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보호자의 신호를 훨씬 잘 알아듣게 돼 더욱 행복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반려동물의 소리와 몸짓, 자세, 그리고 냄새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기를, 그러면 통할 것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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