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수분 섭취, 毒 된다
‘묻지마’ 수분 섭취, 毒 된다
  •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3.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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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세계 물의 날] 물, 어떻게 마셔야 좋을까
ㆍ하루 1.5~2ℓ적당하지만 다이어트·신장 이상땐 섭취량 주의
ㆍ식사 도중 마시면 소화 방해…한꺼번에 물 많이 마셔도 위험

늘 가까이 있는 것은 그 소중함을 쉽게 잊기 마련입니다. ‘물’이 바로 그렇습니다. 혹시 우리는 무분별한 물 섭취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헬스경향은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맞아 물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물의 중요성, 올바른 섭취방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적절히 조절해 물을 마시는 습관, 자신만의 현명한 건강관리법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물. 이상적인 섭취량은 하루 7~8잔이지만 이를 꼬박꼬박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또 언제 물을 마시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질환이 있거나 다이어트 중이라면 더욱 주의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 가졌을 법한 궁금증을 토대로 물의 올바른 섭취방법을 알아봤다.

■물만 마셔도 정말 살찔까?

물은 칼로리가 없어 단순히 물을 마신다고 살찌지는 않는다. 단 짠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물만 마셔도 살찔 수 있다. 체내염분이 많으면 삼투압현상(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인해 몸이 붓는데 보통 3~4일이면 부기가 사라지지만 반복되면 체지방으로 변한다. 즉 체중증가의 원인은 물이 아닌 짜게 먹는 잘못된 식습관 때문이다.

■밥 먹을 때 물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

물은 최소 식사 30분 전이나 30분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 전 먹는 물은 소화에 도움이 되지만 밥 먹기 직전이나 식사 도중 혹은 직후에 마시면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위염이나 십이지장염, 소화불량이 잦다면 식사 30분 전에 먹는 것이 좋다.

■운동할 때는 언제 물을 마셔야 하나?

갈증을 느끼기 전 중간 중간 먹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심폐기능과 근력강화뿐 아니라 체내순환펌프를 자극하는데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해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단 요령이 필요하다. 서울 365mc병원 람스센터 채규희 대표원장은 “운동 전에는 0.4~0.6L, 운동 후에는 0.6~1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며 “특히 운동 중에는 위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들이켜지 말고 4~10℃의 물을 조금씩 나눠먹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감기엔 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수분섭취는 감기에 일정부분 도움이 되지만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무조건 감기가 빨리 낫는 것은 아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종수 교수는 “충분한 수분섭취는 호흡기건조를 막고 가래·콧물 등을 묽게 해 쉽게 배출시킨다는 이점이 있지만 물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특효약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할 때는 무조건 물을 많이 마셔라?

건강한 사람의 콩팥은 하루 10~15리터의 수분을 배출할 수 있지만 다이어트로 식사량을 제한하면 하루 4리터 정도밖에 배출할 수 없게 된다. 만일 극단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면서 이보다 더 많은 물을 마시면 체내에 물이 쌓여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등 ‘물중독’증상을 보일 수 있다. 적당한 수분은 지방분해를 촉진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수분섭취는 피해야한다.

■자기 전 물 많이 마시면 다음날 붓는다?

자기 전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무조건 붓는 것은 아니다. 채규희 대표원장은 “물을 많이 마셔 붓는 경우는 나트륨섭취가 많은 사람들”이라며 “나트륨은 체내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평소 짠 음식을 선호하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이때 삼투압현상으로 세포 안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나와 몸이 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짜게 먹고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몸이 부을 수밖에 없다.

■한꺼번에 물 많이 마시면 위험하다?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나트륨이 묽어지면서 ‘저나트륨혈증’을 유발해 울렁거림이나 구토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여름에는 수분을 많이 보충해야하지만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은 위험하며 시간당 1L 이상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특히 신장기능이상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주의해야한다. 갑자기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위험신호일 수 있다. 한종수 교수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신다면 당뇨, 요붕증(빈뇨로 인해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 등의 질환을 암시할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과 대소변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물은 체내노폐물을 대소변으로 배출시켜 나쁜 물질이 쌓이지 않게 한다. 또 충분한 수분섭취는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배변을 용이하게 한다. 하지만 항상 체내에는 수분량이 일정해야하기 때문에 너무 많거나 너무 적게 마셔서도 안 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내과전문의)은 “수분이 부족하면 대소변배설량이 줄어 노폐물배출이 지연되고 반대로 많으면 배설량이 지나치게 늘어난다”며 “따라서 체내수분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성인기준으로 하루 1.5~2L 이상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물 오래 따라두면 세균이 번식한다?

따라둔 물에 미생물이 생기는 것은 미생물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물속 유기물 때문이며 적정산도(PH)가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이규재 교수(한국물학회장)는 “산성이나 알칼리성이 강한 물은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어 상하지 않지만 물에 독성물질이 있어도 상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 변하지 않는다고 반드시 좋은 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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