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친화병원이 필요한 이유
고양이친화병원이 필요한 이유
  • 헬스경향 부산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김성언 대표원장
  • 승인 2017.01.2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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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주 금요일에 쓴 칼럼에 대한 큰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주 칼럼을 읽고 병원으로 문의하신 질문에 대해 답변드리고자 합니다.

김성언 부산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질문 중 특히 필자의 동물병원이 국내 최초로 고양이친화병원을 표방했다고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강아지친화병원은 없는데 왜 고양이친화병원은 필요한지 질문하셨습니다.

‘고양이친화병원’이란 말은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였습니다. 이 말은 반려동물선진국인 외국에서 불리던 ‘Cat Friendly Clinic’이란 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Friendly를 ’친화‘라는 말로 번역하고 많은 동물병원에서 쓰다 보니 이제는 ’고양이친화병원‘이 하나의 명사처럼 쓰이게 된 것입니다.

Cat Friendly Clinic을 약어로는 CFC로도 부르는데 CFC는 세계 50여 개국 수의사들이 참여한 단체인 국제고양이수의사회(ISFM; International Society of Feline Medicine)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부여하는 하나의 인증서로 보면 됩니다.

작년 7월까지는 국내에서 18개 병원이 ‘고양이친화병원’ 인증을 받았으며 세계적으로는 영국이 340여개로 가장 많습니다. 새털 같은 자랑을 하자면 필자의 병원은 2014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양이친화병원 인증을 받았습니다.

고양이친화병원 인증마크(좌)와 고양이친화병원 골드레벨인증서(우).

그럼 강아지친화병원은 없는데 왜 고양이친화병원은 필요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고양이’라는 종의 특성 때문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은 알겠지만 고양이는 낯선 환경, 낯선 사람에 대해 두려워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같은 종인 고양이끼리도 그런데 강아지나 다른 종과 함께 있으면 스트레스가 더욱 극심해집니다.

따라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같은 공간에서 진료하면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 생기는 동물병원을 보면 고양이만 다른 공간에서 진료합니다. 또 아예 병원에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다른 반려동물 종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층을 나눠 한 층을 고양이만을 위한 병원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양이친화병원 인증을 위해서는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고양이만의 대기실, 입원기간에 따른 입원장의 크기와 기준을 만족하는 입원장, 여러 가지 장비와 고양이만을 위한 진료실 등을 갖춰야 합니다.

결국 고양이친화병원은 시설 면에서 인증을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국제고양이수의사회에서 요구한 시설만 갖추더라도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친화병원인증을 위한 항목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양이를 대하는 ‘따스한 마음’과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국내의 많은 병원이 고양이친화병원으로 거듭나 보호자도 수의사도, 동물간호복지사도 그리고 무엇보다 고양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도 사람도 모두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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